[쿡리뷰] 결혼에 대한 허술한 하이퍼리얼리즘, '어쩌다 결혼'
한때 ‘육상요정’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해주(고성희)는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서른이 됐다. 시집가라는 집안의 성화에 시달리는 건 물론이다. “뭘 해야 할지도 아직 모르는데 누구와 살지부터 결정하라니.”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의 시작을 장식하는 해주의 내레이션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등 떠밀려 나간 선에서 시작된 발칙한 가짜 결혼. 상상할 수 있는 막장 드라마의 가짓수는 무한에 가깝지만, ‘어쩌다 결혼’은 덤덤하고 여상하게 21세기에 결혼이 가진 의미와 허상을 짚어나간다.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