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습기 살균제라는 블랙홀이 삼킨 것
영화 <인터스텔라>(크리스토퍼 놀란·2014)에서 탐사대의 첫 도착지는 ‘밀러행성’이다. 영화에서 이 행성은 물이 많아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거대 블랙홀을 공전하는 탓에 기묘한 현상이 수시로 발견되는 ‘물의 불모지’로 묘사된다. 이곳에서의 1시간은 지구의 7년으로, 산만큼 높은 파도는 탐사대를 심각한 위협에 빠뜨린다. 밀러행성을 죽음의 행성으로 만든 치명적인 블랙홀은, 그러나 현실에서도 존재한다. 면역력이 약한 유아와 산모를 공격하고 그 가족들을 고통의 시간 속에 영원히 빠뜨리고만 블랙홀,... [김양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