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로또 1등 당첨금 18억원을 놓고 다투던 부부의 ‘2라운드 소송’에서 법원이 직접 복권을 구입한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판사 서명수)는 최모(41)씨가 전 부인 김모(40)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최씨와 김씨는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채 2001년 7월 결혼식만 올린 후 함께 살기 시작했고 딸도 출산했다. 사실혼 관계로 4년 동안 함께 살던 두 사람은 경제 문제 등으로 갈등이 빚어지자 2005년 8월부터 별거상태에 들어갔다.

그해 11월 최씨가 산 로또 한 장이 1등에 당첨됐고 신분증이 없던 최씨는 김씨를 데리고 은행에 가 돈을 탄 후 김씨 계좌에 돈을 넣었다. 그러자 김씨는 돈 일부를 자신 명의의 적금 등으로 예치한 뒤 “6억5000만원을 줄테니 나머지는 내 돈이라는 공증을 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기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씨는 김씨를 형사고소하고 민사소송 절차를 밟은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최씨가 부인 김씨에게 부부 공동으로 쓸 뜻으로 당첨금을 맡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부인 김씨가 별거 후에도 딸을 키운 점 등을 고려해 최씨에게 10억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최씨가 김씨와의 재결합을 기대하며 돈을 맡긴 점이 인정되지만 이런 사정만으로는 최씨가 증여의 뜻으로 당첨금을 김씨에게 줬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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