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박씨 부부는 2006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에서 만난 다수의 남성들에게 “여수 모 다방에서 일하고 있다. 며칠 후 완도 섬에 몸을 파는 여자로 팔려갈 신세다. 탈출할 수 있도록 택시비를 빌려주면 은혜를 갚기 위해 꼭 찾아 가겠다”고 속여 7200만원을 은행계좌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의 가짜사연을 믿고 지난 7일 이모(24)씨가 30만원을 보내는 등 지금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두 329명의 남성이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의 돈을 보냈으며 이중 일부는 속은줄도 모르고 3∼4번씩 송금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변변한 직업이 없는 이씨는 하루종일 인터넷 채팅방을 돌며 ‘가련한 여성’ 행세를 통해 남성들의 호기심과 동정심을 자극하는 지능적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돈을 보낸 남자들이 대부분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주변에 이를 알리지 않아 이들 부부가 1년이 넘도록 이같은 사기범죄를 지속적으로 저질러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이씨는 반신반의하는 남성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택시기사를 사칭, ‘장거리 택시요금을 선불로 받지 않으면 여자를 데려다 줄 수 없다’고 다그쳐 돈을 입금 받는 기발함도 동원했다”고 밝혔다. 여수=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