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법원이 북한을 찬양하는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교 교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올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공안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법무부와 검찰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최병선 판사는 21일 전국교직원노조 홈페이지에 북한선군정치 등을 찬양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등으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중학교 교사 김모·최모씨에 대해 “피고인들이 작성한 글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다거나 국가의 존립·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작성한 글 중 일부는 북한의 역사적 관점과 비슷한 시각에서 한국근대사를 약술한 부분이 일부 포함됐지만 전체적으로 그가 북한의 주장을 적극적인 방법으로 찬양·동조한 내용은 없다”며 “이는 학문적으로 진위 검증이 가능한 역사서술로 한국 현대사를 바라보는 관점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들의 사상적 편향을 의심하는 시각은 이해하지만 교원 중립성 위반을 이유로 한 징계의 필요성과 국가보안법에 따른 처벌여부는 별개”라며 “우리 헌법은 국가 정체성이나 자유민주주의 등 근본가치를 국가보안법 등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그 밖의 가치는 토론의 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국가보안법을 해석·적용할 때는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확대해석하거나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씨 등은 2005∼2006년 전교조 서울지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북한의 선군정치와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지지하는 문건을 제작해 게시한 혐의 등으로 2007년초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기소한 사건으로,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했는데도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판결문을 정밀 분석한 뒤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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