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타의 사생활이 궁금할뿐이고”… 연예인―‘네파라치’ 숨바꼭질

“난 스타의 사생활이 궁금할뿐이고”… 연예인―‘네파라치’ 숨바꼭질

기사승인 2009-01-22 14:36:02


[쿠키 사회] 네티즌들의 연예인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예인 커플의 데이트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을 통해 퍼뜨리는 것은 기본이고 수십명의 연예인 전화번호를 자신의 블로그와 카페에 공공연하게 게재해 놓기도 한다. 심각한 사생활 침해 행위지만 대상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 “나가면 무조건 찍힌다고 봐야죠” = 남·녀 연예인이 같이 있는 장면이 누군가에 의해 촬영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사례는 이제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네티즌에 의해 촬영·유포된 사진은 이제 언론사의 연예인 열애설 보도의 일반적 유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가수 세븐과 배우 박한별은 21일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미국 현지의 한 네티즌에 의해 인터넷에 공개됐다.

두 사람은 지난 9일 국내 모 스포츠신문에 같이 있는 장면이 포착·공개되며 열애설에 휘말렸고, 소속사측은 “고교 동창이라 친한 것일뿐 우정 이상의 감정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이래도 아니냐”고 반문하듯, 이번에는 네티즌에 의해 촬영된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가수 손호영과 탤런트 김지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두 사람은 일본 도쿄에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한국 관광객들에 의해 포착돼 열애설이 불거졌다. 두 사람의 소속사측은 “뮤지컬 ‘싱글즈’에 함께 출연하면서 친해진 것일 뿐 열애는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두 사람이 오사카 시내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등의 장면이 포착돼 인터넷에 공개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예인 소속사는 언제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인기 게시판이나 사이트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 업무 중 하나가 된지 오래”라고 말했다.

일단 한 네티즌이 사진을 공개하면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 몇 명의 네티즌이 보기 전에 발견하느냐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다른 소속사 관계자는 “인기 스타가 해외에 나갔을 때 호텔을 나서면 무조건 찍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을 찍기 위해 스타가 묵는 방 바로 옆방에 방을 잡는 팬까지 있다”며 “호텔과 방번호까지 도대체 어떻게 알아내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 갔을 때는 ‘팬파라치’를 막기위해 호텔 한 층을 전부 빌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번호 바꾸자마자 바로 연락와”=톱스타 전지현의 휴대전화가 소속사에 의해 복제된 사실이 밝혀져 사생활 침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연예 관계자들은 팬들에 의한 사생활 침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예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해대 잠도 제대로 못자게 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심지어 위치추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연예인이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눌러 팬이 보낸 위치추적 수락 신청에 동의하게 되거나, 팬들이 돈을 모아 휴대전화를 구입해 연예인이 타고 다니는 밴의 여분 타이어에 몰래 붙여놓기도 한다.

또 팬들은 연예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한다. 현재도 일부 포털에서는 간단한 검색을 통해 연예인 전화번호 리스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이 알아낸 휴대전화 번호를 블로그나 카페 등에 버젓이 게재하고 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어떻게 알아내는지는 우리가 제일 궁금하다”며 “번호를 바꿨는데 바로 전화가 와 놀랄 때가 많다. 소속된 연예인이 인지도가 올라가면 전화번호를 정기적으로 바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속사 관계자는 “너무 잘 알아내니까 ‘혹시 이동통신사에 근무하는 팬이 유출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일단 한 명만 알면 삽시간에 퍼진다”고 말했다.

한 중견 가수는 “스타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은 심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비틀스의 팬은 죽어서도 팬이고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은 한 집안 몇대에 걸쳐 이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진정한 팬이 되려면 스타를 보호해줄 책임도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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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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