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용 “시사프로그램 20년은 더 하고 싶어”

정관용 “시사프로그램 20년은 더 하고 싶어”

기사승인 2009-01-30 17:01:01


[쿠키 문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정관용(46·사진)씨는 MBC의 손석희씨에 맞서는 KBS의 간판이었다. 22년째 이어지는 ‘생방송 심야토론’(1TV)을 5년간, 국내 유일의 데일리 토론프로그램 ‘열린토론’(1라디오)을 6년간 진행해왔다. 그런 정씨가 지난해 11월 중순 두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하차했다. 진행자 교체를 놓고 당시 이런저런 추측이 나왔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지금도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정씨가 입을 열었다.

-제작비 절감을 위해 고액 출연료를 받는 외부 진행자들을 정리했다는 게 당시 KBS 측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진보로 찍혀서 잘렸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뭐가 맞습니까?

“제가 교체될 때 두 가지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하나는 출연료 얘기인데, 정확한 액수를 공개할 순 없지만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들과 비교하면 제 출연료는 게임이 안 됩니다. 더구나 제 출연료는 5년간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어요. 또 제가 진보적 인터넷신문인 프레시안의 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어서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얘기도 하는데, 그 역시 어처구니 없는 얘기입니다. 오랫동안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해왔지만 제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적이 없거든요.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사장이 누가 되든 어느 쪽 편을 든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작팀에서도 다들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었죠.”

-그럼 왜 교체된 겁니까?

“그동안 KBS 내부에서는 왜 정관용만 하느냐는 불만이 계속 있었어요. 왜 KBS하면 정관용이냐, 외부인이 왜 간판이냐, 뭐 이런 얘기들이 있었던 거죠. 그 사람들은 김대중정부 시절에는 내가 YS정권에서 청와대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고,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저 사람 프레시안 이사라고 비판하는 것이죠. 분명한 건 제가 언제까지나 그 프로그램들을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바뀌는 것이죠.”

-1997년 SBS 라디오를 시작으로 12년간 시사프로그램만 진행해 왔습니다. 시사프로그램 전문MC로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제일 고민하는 대목은 공정성입니다. 주제 선정부터 패널의 균형에 이르기까지 늘 공정성을 염두에 둬요. 진행자나 제작진이 어느 쪽이라더라, 이런 게 생기면 프로그램의 신뢰는 사라지는 거죠. 제 경우엔 토론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한 쪽에 농담을 던졌다면 반드시 기회를 봐서 상대편에도 농담을 던집니다. 거기까지 신경을 써요. 물론 기계적 중립만 중요한 건 아니죠. 양쪽에서 각자 자기 말을 충분히 전달하도록 내용적으로 균형을 잡아줘야 합니다. 그게 더 어렵고, 그게 제 역할이죠.”

-‘심야토론’은 250여회, ‘열린토론’은 1600여회 진행하셨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토론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진행한 셈인데,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거라고 합니다. 또 경희대에서 토론(스피치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고 계시죠? 토론전문가로서 토론을 뭐라고 정의하시겠습니까?

“하다못해 친구와 점심메뉴를 정하면서도 토론을 합니다. 상대의 얘기를 잘 들으면 내가 모르던 식당, 내가 모르던 메뉴도 경험할 수 있어요. 그게 토론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토론에서 상대방의 틀린 것만 찾아내려 합니다. 상대방 생각을 바꿔놓겠다고 토론을 하는 거죠. 내가 뭔가 얻어가려는 자세로 토론을 해야 합니다.”

-1997년 SBS 라디오로 진행자 생활을 시작한 후 12년만에 처음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또 방송을 해야죠. 앞으로 한 20년은 더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요. 다만 새로운 포맷의 시사프로그램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라디오를 보면, 시사프로그램 포맷이 거의 다 비슷해요. ‘열린토론’은 토론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독특했었죠. 저는 그날그날의 이슈에 따라 어떤 때는 매거진식으로 하고, 어떤 때는 토론만 하고, 또 필요하다면 인터뷰만 하는 식의 좀더 유연한 포맷이 있으면 좋겠어요. TV도 보면, 미국이나 외국에서는 일대일 프로그램이 많잖아요? 우리도 그런 거 만들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가장 뜨거운 현안의 당사자를 불러다 놓고 진행자가 집중적으로 질문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요.”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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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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