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교사 임용 10명 중 9명이 여자…남자교사 ‘기근’

서울 초등교사 임용 10명 중 9명이 여자…남자교사 ‘기근’

기사승인 2009-02-04 21: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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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교장과 교감,보건교사 등을 포함해 교원이 37명인 서울 청담동 청담초등학교에 남성 교사는 딱 1명이다.그러다 보니 여교사들이 직접 수레를 끌고 못과 망치를 드는 일은 낯설지가 않다.이 학교 김정숙(62·여) 교장은 "아무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지만 힘에 부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남교사 수가 너무 부족하다 보니 일부 학교 업무는 예전보다 능률이 떨어진다"고 털어놨다.전체 교사 17명 중 남자 교사가 1명에 불과한 서울 한강초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규 임용교사 10명 중 9명이 여자=서울시교육청은 4일 2009학년도 공립 초등학교 및 특수학교 임용시험 결과 최종 합격자 1139명 중 89.9%인 1024명이 여성이라고 밝혔다.

분야별로 일반 초등학교는 합격자의 89.6%(986명)가 여성이었으며, 특수학교는 합격자 16명 중 15명이 여성이었다. 게다가 1990년 이전 국립 사범대학교 졸업자 중 임용되지 못하고 교육대학교에 특별전형으로 편입된 이른바 미발추(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교사는 합격자 23명 모두가 여성이었다.

서울 지역 공립 초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 여성 비율은 2005년 90.8%, 2006년 90.4%, 2007년 88.5%, 지난해 86.3% 등으로 수년째 고공 행진 중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서울 공·사서 초등학교에서는 여교사 비율이 전체의 86.7%인 2만3726명에 달했고, 강남·서초 지역에서는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풍(女風)에 남교사의 공백 커져=매년 신임 여교사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남교사의 빈자리가 커져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남교사 비율이 보통 7∼10%대에 머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학생 생활지도와 단체활동, 야외학습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여교사 급증으로 생리휴가나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휴직이 늘면서 계약직 교사 확보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계약직 채용으로 인한 수업 질 하락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난제다.

시교육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성 균형 임용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인위적으로 성비를 맞출 경우 오히려 교사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성비 불균형의 근본적 원인은 우수한 남성 인력이 교사직을 기피하는 데 있다"며 "기존처럼 경쟁하는 입시 및 채용 구조를 유지하되 남교사가 많아질 수 있도록 교원 처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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