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로 빠질뻔한 사건 “끈질긴 수사로 백골 변사체 범인 붙잡아”

미제로 빠질뻔한 사건 “끈질긴 수사로 백골 변사체 범인 붙잡아”

기사승인 2009-02-04 21:20:02
[쿠키 사회]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지난해 11월 발견된 백골 여성 변사체 사건의 용의자 검거에는 3개월여간 동안 발품을 팔며 끈기를 보인 수사관들의 노력이 있었다.

화성서부경찰서는 화성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의 희생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 사건에 30여명의 형사를 투입하고 변사자 신원 확인에 나섰다. 부검결과 변사체는 양쪽 광대뼈를 깎는 수술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치아감별과 성장판 조사에서 나이는 20∼30대로 추정됐지만, 백골 상태라 피살시점은 가늠하기 어려웠다. 경찰은 전국의 성형외과 1700여곳에 수술한 변사체의 광대뼈 엑스레이 사진을 보내 시술한 적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우선 서울지역 572곳의 성형외과를 일일이 뒤졌다.

경찰은 이곳에서 2000년 이후 광대뼈를 수술한 1949명의 명단을 확보, 소재를 파악하던 중 2006년 3월 서울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한 곽모(30·여) 씨가 부모와 떨어져 살았고 2년째 연락이 두절됐다는 사실을 지난달 12일 확인했다.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골과 곽씨 가족과의 DNA 대조를 의뢰했고, 9일 뒤인 21일에는 국과수로부터 변사체의 신원이 곽 씨라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

신원 확인에 성공한 경찰은 곽 씨의 병원진료 기록을 토대로 주소지가 서울 논현동 오피스텔임을 알아냈고, 오피스텔 출입차량 조사에서 그랜저XG 승용차를 타고 다녔던 동거남 고모(34)씨의 존재를 확인했다.

고씨를 유력 용의자로 점찍은 경찰은 그가 그랜저XG를 2007년 10월 중고차매매센터를 통해 팔아넘긴 것을 확인했고, 구매자의 양해를 구해 그랜저XG의 트렁크깔판을 정밀감식한 결과 미세한 혈흔을 발견했다.

지난달 28일 국과수는 이 혈흔이 곽씨의 것이라고 알려왔고 경찰은 동거남 고씨의 범행을 확신, 금융거래 조사 등 보강수사를 거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일 고씨를 전격 검거해 5시간여의 추궁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고씨는 범행후 곽씨 통장에서 60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칫 미제로 빠질뻔 했던 백골 변사체 사건을 3개월의 끈질긴 추격 끝에 해결한 것이다. 화성=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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