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프랑스 파리의 공용 자전거 무인 대여 시스템 ‘벨리브’가 위기를 맞고 있다.
환경론자와 자전거 애호가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2007년 7월 도입된 이 시스템은 18개월 만에 자전거가 절반가량 없어지고 상당수가 훼손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 보도했다.
벨리브(Velib)는 자전거(Velo)와 자유(iberte)의 합성어. 1유로만 내면 30분을 탈 수 있는 튼튼한 회색 자전거는 그동안 파리 시민과 관광객에게 400만여 차례 이용되며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성공은 고비용을 불러왔다. 시작 당시 1만5000대의 자전거 중에서 7800대가 도난 당했고, 이후 보충된 자전거 중에서도 1만1600대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나무에 매달려 있거나 강에 던져져 박혀있는 자전거를 찾는 것은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니다. 심지어 몇 대는 지난해 루마니아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벨리브 운영 회사인 JCDecaux는 자전거 도난과 훼손 때문에 더 이상 재정적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JCDecaux는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엥과의 인터뷰에서 “공공질서와 관련된 문제라 개인 업체가 이를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우리가 벨리브를 계속하려면 파리시에서 망가지거나 분실된 자전거 비용을 물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사측은 “몽마르트르처럼 젊은이들이 언덕 계단에서 점프하는 등 무모한 묘기를 부려 매일 20대 정도의 자전거가 파손되는 곳에선 아예 철수할까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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