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고속으로 임명했다. 경제살리기가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속도전의 일환이라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이 대통령이 9일 오후 윤 장관 내정장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8시쯤 전자결재를 통해 임명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윤 장관은 10일 오전 8시 국무회의 참석으로 공식업무를 시작했고, 오전 10시30분 정부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윤 장관 임명 과정이 초고속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의 국회 본회의 보고 절차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인사청문회법 11조2항에 근거한 조치다. 이 조항에 따르면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상임위원장은 본회의 폐회 또는 휴회,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본회의에 보고할 수 없을 경우 국회의장에 보고하고,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송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는 9일이 국회법상 휴회 상태였으며, ‘부득이한 사유’는 경제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로선 이런 절차를 통해 이틀을 단축한 셈이다. 11일 긴급현안질의 형식의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 때 경과보고서가 처리되고 대통령이 서명한다면, 효력은 다음날 0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윤 장관은 12일이 돼서야 장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재정부 장관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데뷔한 윤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며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하나된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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