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어쩔겁니까” 화왕산 참사 예견글 눈길

“불나면 어쩔겁니까” 화왕산 참사 예견글 눈길

기사승인 2009-02-12 11: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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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톡톡] 한 등산객이 지난해 이미 화왕산 화재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를 예견하고 소방시설 마련 등 대책을 촉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아이디 ‘권정욱’씨는 지난해 11월10일 경남 창녕군의 인터넷 홈페이지 온라인 민원상담 코너에 ‘화왕산을 다녀왔습니다’는 글을 올리고 산 정상 부근이 억새밭에 둘려싸여 있어 자칫 불이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글에서 “어제(지난해 11월9일) 화왕산을 다녀왔는데 노점상이 산 정상에서 물을 끓여 컵라면을 판매하고 있었다”며 “산 정상에는 넓게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거냐”고 걱정했다.

그는 당시 몇 백명의 등산객이 머물던 산 정상에 화재 대피소는 물론 소화전 등 불을 끌 수 있는 기초적인 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특히 화재 군험성 뿐만 아니라 화왕산 정상에 있는 낭떠러지에 대비한 안전시설 확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정상 부근의 길이 좁고 양옆으로 낭떠러지인데 안전보호시설이 없어 추락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화왕산을 더 안전하고 멋지게 즐길 수 있도록 빠른 조치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씨의 민원에 당시 창녕군 담당자는 “화왕산 정상에서 이루어지는 영업행위에 대하여 지속적인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를 병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다”며 “화기사용 및 상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위험구간에 대해서는 금년(2008년) 중 로프, 목재계단 등 안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창녕군은 그러나 답변과 달리 산 정상에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이 불을 피하려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사망했다는데 창녕군이 민원에 좀 더 귀를 기울여 산 정상에 제대로된 대피시설이라도 있었다면 피해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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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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