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부부가 이혼소송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무의 부인 임세령씨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다.
12일 삼성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무의 부인 임씨는 지난 11일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가정법원은 이 사건을 가사4부에 배당했다. 임씨는 위자료 10억원과 500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소송도 함께 제기했으며, 1남1녀 자녀의 양육권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가 이혼을 제기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전무는 지난 6일 삼성전자의 주요 거래선인 미국 통신업체 AT&T 임원 등을 만나기 위해 출국, 미국 출장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임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혼은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룹에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대상측은 "오너가의 사생활 문제로 알 수 있는 길도 없고, 알지도 못 한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홍창우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가사소송법에 따라 이혼소송은 개인 사생활에 해당하기 때문에 절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1998년 6월 연세대 재학 중 이 전무와 결혼했다. 이 전무의 어머니 홍라희 리움 전 관장과 임씨의 어머니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잘 아는 사이여서 두 사람은 일찍부터 사귀고 있었다. 당시 영남을 기반으로 한 삼성가(家)와 호남의 대표기업인 대상가(家)의 결합이자 오랫동안 경쟁했던 '미원과 미풍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었다. 임씨는 대상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을 20%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 전무의 장인인 임 명예회장은 2003년 공사대금 과다계상 방식으로 22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지만 참고인 중지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자 2년 뒤인 2005년 재수사 끝에 임 명예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임 명예회장은 징역3년을 선고받고 1년7개월을 복역한 뒤 사면됐다. 2007년에는 임 명예회장의 경호책임자였다는 최승갑 전 NKST 사장이 "임 명예회장이 2003년 검찰 비자금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며 "당시 임 명예회장은 삼성 법무팀과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11일 두통으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매년 두차례 정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왔는데 입원도 검진을 위한 것일 뿐 다른 건강상의 이상은 없다"며 "더욱이 이 전무의 이혼소송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90년대 말 폐 부분의 림프암 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인 폐수종을 앓아왔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이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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