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경찰이 납치범을 잡기 위해 첩보영화같은 수법을 동원했지만 검거에는 실패했다.
지난 10일 밤 서울 시내 한 상점에서 여주인 A씨(40)가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납치 직후인 11일 새벽 1시55분쯤 A씨의 휴대전화로 남편 B씨(40)에게 연락해 “당신 아내를 우리가 잡고 있다”며 “현금 7000만원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오전 중에 다시 전화를 할 것이니 경찰에 절대 신고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후 납치범들은 11일 하루동안 2∼3차례 전화를 통해 남편에게 현금을 독촉했다.
이에 경찰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했다.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7000만원을 위조지폐로 준비했고 가방안에 무선위성항법장치(GPS)까지 달았다. 경찰은 이후 납치범들이 11일 오후 오토바이를 통해 돈을 받으러 성산대교 인근으로 오자 남편으로 하여금 가방을 건넸다.
동원한 아이디어는 돋보였지만 추적에는 미숙하기 짝이 없었다.
경찰은 납치범 일행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날 때 추적에 들어갔다. 오토바이 운전자와 추적하던 경찰이 교통신호에 걸려 나란히 멈추어섰음에도 이를 붙잡지 못했다. 경찰은 “납치범들이 ‘경찰에 신고하면 아내를 죽이겠다’고 위협해 검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돈가방을 받으러 온 사람이 납치범 일행인지 단순히 사주에 따라 돈을 받으러 온 사람인지 확인하지 못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결국 오토바이 운전수는 목동 모 병원의 한 골목으로 사라졌고 경찰은 눈뜬 채 이를 놓치고 말았다.
또 회심의 카드로 사용한 GPS추적도 무위로 돌아갔다. GPS가 달린 가방은 11일 오후 3시쯤 서울 신도림동 공구상가 노상주차장에 버려졌다. 이 가방은 지나가던 할머니가 가방이 쓸만해 보여 자신이 쓰려고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놨다. 결국 GPS로 추적하던 경찰은 범인이 아닌 아파트 경비원과 맞닥뜨린 것이다. 가방안에 돈은 한 푼도 없었다.
불행중 다행히도 납치된 여주인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경기도 광명시 덕안삼거리 도로변에서 풀려났다.
경찰은 13일 “아직까지 납치범이 위폐를 사용했다는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 발권국장에게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마도 범인이 위폐 여부를 눈치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 관계자는 “위폐는 육안으로 식별 가능할 정도로 조잡한 수준”이라며 “수사용지폐 모조품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며 위폐발각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첨단수법이 수포로 돌아가자 전통수법으로 돌아섰다. 경찰은 자가용, 택시, 오토바이로 위장한 기동대를 구성, 납치범을 추적중이다. 오토바이 동호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찰을 긴급 동원했다는 후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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