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폴 포트 정권, 17일 역사적 첫 재판

‘킬링필드’ 폴 포트 정권, 17일 역사적 첫 재판

기사승인 2009-02-16 17: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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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킬링필드’로 불리는 캄보디아 대학살의 주역 크메르루주 폴 포트 정권에 대한 역사적 재판이 17일 시작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979년 반군의 승리로 학살이 종료된 지 30년,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가 2003년 국제재판정 설립을 합의한 지 6년만이다. 국제재판정은 2006년 7월 문을 열었으나 유엔과 캄보디아측의 견해 차로 2년7개월 만에 첫 재판을 열게 됐다.

가장 먼저 재판정에 설 피고인은 투올슬렝 감옥의 교도소장이었던 카잉 구엑 에아브(66·닉네임 더치). ‘안전 감옥 21’로 불리던 투올슬렝은 1만6000명의 죄수 중 생존자가 14명에 불과할만큼 악명이 높았다. 기독교로 개종한 에아브는 죄과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폴 포트의 오른팔 역할을 해 ‘브라더 넘버 2’로 불리던 누온 체아(82), 국가주석이던 키에우 삼판(77), 외무장관을 맡았던 렝 사리(83)와 그의 부인(76) 등 국제재판정에 서게 될 나머지 4명은 지금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마오이스트 공산주의 그룹인 크메르루주는 75년 친미(親美) 론놀 정권을 무너뜨리고 수도 프놈펜에 입성해 20세기 역사상 가장 잔혹한 정치실험을 감행했다. 이들은 노동자 유토피아 건설을 위해 외국어 구사자와 안경 쓴 사람, 심지어 손이 고운 사람까지 고문하고 처형한 끝에 4년 동안 캄보디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7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기간 화폐와 은행 등 자본주의의 상징은 모두 금지되고 자동차도 폐기처분됐다.

이후 크메르루주는 훈센 현 총리가 이끄는 반군과 베트남군에 의해 축출됐으나 주역 폴 포트는 밀림으로 잠적해 20여년간 무장투쟁을 계속하다 98년 자연사했다.

어렵사리 재판은 시작됐지만 크메르루주 국제재판정의 미래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 최근 외국인 판사들이 다른 6명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려다 캄보디아측 판사들과 충돌하는 등 내부 알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크메르루주 장교 출신으로 활동하다 전향한 훈센 총리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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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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