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한국 가톨릭계의 거목 김수환 추기경이 16일 오후 선종, 전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과거 김 추기경과 만난 적이 있는 네티즌들이 추기경과의 잊지못할 추억을 인터넷에 잇달아 아로새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디 ‘헬레나’는 7년전 대학신문 기자의 수습을 막 뗐을 무렵 김수환 추기경과 인터뷰를 하게 됐다. 그는 김 추기경과 만났던 순간을 “추기경님이 앉아계신 소파 뒤로 햇볕이 쏟아졌고, 11월 초 추운 날씨였지만 방안의 공기만은 참으로 따뜻했다”고 기억했다.
그날 김 추기경은 헬레나에게 자신의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와 나무로 만든 묵주를 주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고, 빛과 소금같은 존재가 돼라”라며 덕담을 건넸다. 당시 김 추기경은 정부에 주는 조언, 북핵 문제와 세계 평화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의견 등을 담담하게 풀어놨다고 그는 전했다.
헬레나는 “추기경님의 선종 소식을 들으며 7년전 그날이 생각나 먹먹해진 가슴을 부여잡으며 잠시 그날을 떠올린다. 추기경님의 읊었던 말씀 그대로 올려본다”며 김 추기경과의 일문일답을 게재했다.
아이디 ‘知止’는 김 추기경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1976년 만난 적이 있다. 知止는 김 추기경에 대한 첫 이미지를 “‘한국산 순고구마’였다”고 이야기하며, “전혀 가식이 없던 그 분의 행동거지를 보며 삶에 대한 방향을 잡았다고 하면 너무 일렀던걸까”라고 추억을 회고했다.
또 知止는 “자주 뵌 것은 세미나리(신학교)에서다”라며 “항상 먼저 손을 내미시며 겸손을 잃지않는 모습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말씀하고 계셨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이어 그는 “그러고보니 내 삶이 원칙을 떠나 현상에 얽매여 쏠림이 나타나지 않는지 곰곰히 생각할 때인듯 하다. 가시면서까지 화두를 던져주고 가시는 그 분의 영혼이 파랑이 없는 평안한 고요 속에 잠들도록 조용히 눈감아본다”며 김 추기경과의 추억을 마무리했다.
아이디 ‘나무’는 지난해 7월 서울 혜화동 카톨릭대학교 사제관으로 김 추기경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는 아픈 와중에서도 “상을 찡그리고 대화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고 웃으면서 대화를 해야 분위기를 살리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며, 구수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던 김 추기경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사회에 빛을 던지는 말씀, 우리를 계도하고 인도하는 말씀, 혼란스런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보듬어주시는 말씀을 많이 많이 해주시고 우리를 밝은 길로 이끌어주시길 비는 마음이 간절했다”며 그의 선종을 가슴 아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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