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과 대통령’…역대 대통령들과 숨겨진 일화 많아

‘김수환 추기경과 대통령’…역대 대통령들과 숨겨진 일화 많아

기사승인 2009-02-17 17:09:02

[쿠키 정치]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과 숨겨진 일화들이 많다.

청와대는 17일 이 대통령과 김 추기경 사이 사연을 공개했다. 병으로 군에 입대하지 못한 이 대통령은 당시 천주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병원에서 병도 나았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수녀들의 정성어린 간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1970년대 초 현대건설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 근로자들을 위한 병원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을 찾아 천주교에서 병원을 운영해줄 것을 부탁했다. 김 추기경은 “어떻게 전혀 부탁도 안한 우리에게 오게 됐느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맡아주면 우리 근로자들이 빨리 나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병원이 1975년 문을 연 해성병원(현 울산대병원)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에도 김 추기경을 자주 찾아가 문안인사를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대선 막바지에 김 추기경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일정을 중단한 채 병문안을 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있다. 김 추기경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당시 사형선고를 받은 유인태, 이철 전 의원 등의 감형과 지학순 주교의 석방을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김 추기경은 훗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제3기 집권 욕망을 꺾었더라면 지금쯤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국부가 됐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민주화 운동을 상의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였다고 한다. 김 추기경은 김 전 대통령이 투옥됐을 때 직접 면회를 가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고, 대선에서 당선됐을 때는 당선 미사를 베풀기도 했다.

김 추기경은 1980년 1월1일 새해 인사차 방문한 전두환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에겐 “서부 활극을 보는 것 같다. 서부영화를 보면 총을 먼저 빼든 사람이 이기잖아요”라는 쓴소리를 던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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