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 16일 발표된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등학생 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던 전북 임실지역 성적이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임실교육청 등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발표됐던 임실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의 사회,과학,영어 3개 과목에서 실제로는 사회와 과학 각각 6명,영어 2명의 미달생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또 국어 과목에선 당초 발표한 2명 보다 5명이 많은 7명이,수학에선 1명보다 2명이 많은 3명의 미달생이 있었다.이에 따라 임실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의 과목별 미달생 비율은 당초 발표된 영어·사회·과학 0%,국어 0.8%,수학 0.4%에서 사회·과학 각각 2.4%,국어 2.8%,수학 1.2%,영어 0.8%로 높아졌다.전국 초등학교 6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 과목별 평균은 국어·사회 각각 2.5%, 수학 1.7%, 과학 2.2%, 영어 3.0%이었다.
장위현 임실교육장은 "도교육청 보고 시간을 맞추느라 먼저 각 학교의 시험 결과를 전화로 통보받은 다음 나중에 정식 문서를 제출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미달 학생 수가 일부 누락된 것 같은데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교육계 일부에서는 임실교육청과 같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채점·관리가 전국 단위가 아닌 개별 학교 단위로 실시됐기 때문이다. 표집방식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했던 2007년까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까지 했지만 지난해 전수 평가를 진행하면서 바뀐 것이다.
따라서 평가 성적이 낮은 시·도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업성취도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돼 온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 김진춘 교육감은 "이번 평가는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이뤄진 진단평가 성격이어서 통제조건이 모두 같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반대한 단체들의 일제고사 폐지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엄민용 대변인은 "평가 성적에 따라 교장과 교감에게 인사조치를 하겠다고 한 마당에 임실과 같은 사례는 전국적으로 만연해질 수 있다"며 "일제고사 형식의 평가를 당장 중지하고 교과부 장관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은석 교과부 학교정책국장은 "일단 지역 초등학교 및 교육청에 대한 징계 권한은 도교육청에 있다"면서 "실제 조작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학업성취도 평가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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