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인천시장을 초청해 만찬회동을 갖고 경인운하와 수도권 규제 완화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서울시장 출신인 이 대통령이 수도권 3대 광역자치단체장만 따로 불러 만찬을 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그동안 관례상 공개해오던 지자체장들과의 만남을 이번엔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만찬 정치'를 통해 국정 장악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식적인 만찬 주제는 경인 운하사업이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3개 자치단체가 최근 '경인 운하 연계 사업의 상호 협력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한 데 대해 "모범적으로 의기투합하고 협력해 줘서 흐뭇하다"며 치하했다고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수도권 3개 단체장들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논란을 빚던 경인운하 기공식 개최장소를 경기도로 하기로 합의했다. 단체장들은 이 대통령에게 재정난 등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더 많이 넘겨줄 것 등을 당부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과 김 지사가 차기 대선의 '잠룡'이라는 측면에서 만찬 회동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단독면담한 데 이어 차기 잠재 후보군과의 접촉면을 넓힘으로써 차기 대선 구도를 저울질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박 수석은 "오늘 만찬은 정치적 의미가 있는 자리가 아니며, 순수하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치는 수도권 자치단체장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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