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발 금융위기,국내에 어떤 영향… 과민 반응은 금물

동유럽발 금융위기,국내에 어떤 영향… 과민 반응은 금물

기사승인 2009-02-22 18:04:01

[쿠키 경제]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이들 국가의 부도위험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시장이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 위험에 간접적인 영향은 받을 수 있으나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국가부도 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어 면밀한 분석과 함께 선제적 대응은 필요하다.

위기의 실체는

러시아를 비롯한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라트비아 등 동유럽 신흥시장국들은 대부분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체제를 전환한 국가들이다. 따라서 중앙은행 등 자체 금융시장 시스템이 미비한 상태이고 자본 역시 서유럽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만큼 글로벌 금융위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에다 최근 세계 경제침체에 따른 급격한 성장 둔화 등으로 외자유입이 줄고 서유럽 은행들의 자금 회수가 확대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국가에 자본투자를 확대해온 선진국 금융기관들의 부실 증대 우려가 대두되면서 동유럽 금융위기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유럽 지역 전체 대출금액 중 서유럽 은행이 94.7%(8883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유럽에 대한 외국은행들의 대출규모가 지난 5년간 급증한 상태여서 1996∼1997년 아시아에서 발생했던 동시다발적 외환위기가 동유럽에서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

동유럽 국가들의 위기는 신흥국인 우리나라의 국가신용을 떨어뜨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동유럽의 위기는 신흥국 전체의 리스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한국의 국가 CDS 프리미엄은 412bp(1bp=0.01%포인트)를 기록, 올들어 처음으로 400bp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9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동유럽에서 큰 손실을 입은 서유럽 은행들이 자금 부족 상태에 빠지면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 갈 가능성도 있다. 유럽 은행에서 빌려온 국내 외채규모는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2000억달러 정도다. 따라서 유럽은행들의 신용경색이 심화될수록 국내 은행들의 외화 수요는 늘어나고 환율은 더 상승할 수 있다.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주한 선박의 상당 부분이 유럽계 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유럽 국가들의 CDS 프리미엄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경제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동유럽발 금융위기는 우리가 각오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나친 과민반응은 오히려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투자 및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춘 경제상황실 부장은 “신흥시장국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어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우리나라는 간접적인 영향권에 있고 환율의 변동성도 지난해 말에 비하면 크지 않은 편”이라며 “따라서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보여 우리 스스로 불안감을 자초하기 보다는 사태를 직시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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