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유럽의 국가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지만 그가 받은 대접은 굴욕에 가까웠다고 영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두 정상이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을 때 영국 기자들은 이미 오바마의 브라운 총리에 대한 감정을 알아챘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것을. 미·영 정상회담 장소가 백악관 집무실이 아닌 로즈 가든으로 격하됐고, 두 정상이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TV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는 관례도 무시됐다. 게다가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나라간에 즐겨 썼던 용어인 ‘특별한 친족 관계’라는 표현 대신 ‘특별한 동반자 관계’ ‘특별한 결혼’이라고 격을 낮췄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5일 “영국은 하와이보다 미국 본토에서 ‘겨우’ 수백마일 더 떨어져 있고 영국인 상당수가 미국 시민이 되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하지만, 정작 미국의 생각은 다른 것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국은 크기로 보자면 미국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 사이의 32번째 규모”라며 “영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안될 것도 없다”고 비아냥거렸다.
한편 브라운 총리는 4일 미 의회 연설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뇌종양을 앓고 있는 에드워드 케네디(77·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 동생) 상원의원에게 명예기사 작위를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