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혁명 카이스트, 어떻게 선발하나

입시 혁명 카이스트, 어떻게 선발하나

기사승인 2009-03-05 17:43:05

[쿠키 사회] 카이스트가 2010학년도부터 학교장 추천과 무시험으로 신입생 150명을 선발하고, 경시대회를 입시 전형에서 배제한 것은 암기 위주의 교육 병폐를 해소하고 사교육 시장의 비대화를 막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사교육을 통해 점수를 잘 받도록 ‘만들어진 학생’이 아닌 ‘창의성이 있는 학생’을 뽑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뽑나=학교장 추천·무시험 전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카이스트는 1차로 특목고를 제외한 1000여개 일반고의 교장으로부터 성적에 상관 없이 창의성과 리더십이 있는 학생 1명씩을 추천 받는다.

대학은 이어 입학사정관을 직접 학교 현장으로 파견해 학생과 담임교사, 학교장을 잇따라 면담하고 학습현장을 시찰한 후 300명을 추려 낸다. 이들을 상대로 한 학생당 세 명의 교수가 하루종일 심층면접을 치룬 후 150명을 최종 선발하게 된다.

학교장 추천·무시험 전형은 성적순 선발이 아니기 때문에 내신이 좋지 않더라도 과학 분야에 잠재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학교장의 추천이 가능하다. 서남표 총장은 “학교장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성적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능력이 탁월한 학생 등을 추천해 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교장 선생님을 믿고, 사교육을 받지 않아 아직 눈에 띄지 않지만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억제=2010학년도 입시부터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사교육의 비대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서 총장의 설명이다. 경시대회는 학생들의 지적 도전을 자극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일부 경시대회가 상장을 남발해 본래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경시대회 준비에 대한 사교육이 널리 퍼져 선행학습을 많이 한 학생이 상을 받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 총장은 “선행학습을 통해 문제 하나를 더 푸는 학생이 20년 후에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경시대회 성적보다 창의성과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을 발굴해 교육하는 게 대학의 임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카이스트 부설로 전환된 한국과학영재학교(옛 부산영재학교)도 2011학년도부터는 경시대회 성적을 전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교사 자격증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국내외에서 우수한 교사를 초빙하고 교육,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한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카이스트에 과학영재교육 전문대학원과 과학교사 연수센터도 개설하기로 했다. 서 총장은 “공교육을 활성화시키고 사교육 시장을 막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대학입시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입시 개혁을 통해 공교육이 활성화되도록 적극 뒷받침하는 것이 카이스트의 정책추진 방향”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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