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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대법원은 이번 사태가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을 책임자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하지만 현직 대법관이 연루된 사안인 데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당한 폭발성이 있는 문제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대법원 관계자는 5일 "김 처장을 조사책임자로 해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등 법관 5∼10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며 "이메일 내용 분석에 주력하고 사건 관련자를 면담하는 등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윤리감사관을 중심으로 촛불재판 과정에서 허만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개입 의혹 등을 조사했었다. 그러나 조사 착수 하루만에 무혐의 처분을 내려 신뢰도에 흠집이 났다. 당시 조사에서는 신 대법관이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문제의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은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

위계질서가 강한 법원 조직의 특성상 김 처장을 제외하고 모두 일반 법관들로 구성된 조사담당자가 현직 대법관의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진상조사단이 정밀 조사를 거쳐 조사 결과를 내놓아도 어느 정도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지 두고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진상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이미 신 대법관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법관들까지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더욱 난처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한발 더 나아가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거론하고 있다.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된 경우가 아니면 파면되지 않는다고 헌법에 명시돼 있다. 탄핵소추권은 국회에 있으며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국무총리 등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탄핵 심판은 헌법재판소가 맡게 되며 결정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대법관의 입장에서 탄핵소추가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치명적인 흠결이 된다. 발의될 경우는 더하다. 표결, 탄핵심판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신 대법관은 자진사퇴할 수 밖에 없어 대법원은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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