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남편 잃은 것도 모자라…가난에 시달리는 이라크 여성들

전쟁으로 남편 잃은 것도 모자라…가난에 시달리는 이라크 여성들

기사승인 2009-03-08 18:06:02
[쿠키 지구촌]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이라크 여성들이 ‘심각한 고민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은 이라크 전쟁의 잊혀진 희생자라고 CNN이 8일 보도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이날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자료를 통해 이라크 전쟁으로 혼자가 된 여성이 약 74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며 최소한의 품위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남편들은 대부분 전쟁통에 사망·실종됐다. 설사 살아서 귀가했다하더라도 정신적·신체적 문제로 고통 받기 때문에 살림살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옥스팜이 지난해 여름부터 바그다드 바스라 등 이라크 5개 지역 17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참가자의 35.5%가 가족을 부양한다고 응답했다. 옥스팜은 “이라크 전 지역에 걸쳐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결과는 이라크 여성과 아이들이 현재 겪고 있는 삶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33%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했고, 절반 이상은 자신이 전쟁의 희생자가 됐다고 생각했다. 75%는 남편을 전쟁으로 잃었지만 정부에서 주는 연금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응답자의 60%가 이라크의 가장 큰 문제로 안전을 꼽았고, 40%이상이 지난해에 비해 치안이 불안해졌다고 답했다. 이라크 여성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낼 것인가, 의료지원을 받아야 할 것인가, 전기나 물부터 공급받을 것인가를 놓고 힘든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옥스팜은 “이라크의 전 세대가 위기에 처해있다”며 “정부가 사회복지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최대 여성단체인 전미여성기구(NOW)에 따르면 세계 여성의 날이 올해로 101주년을 맞았지만, 힘겨운 삶은 비단 이라크 여성들만의 몫이 아니다.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전 세계 빈곤인구 10억명 중 3분의 2가 여성이며,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은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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