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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촛불재판 독촉 이메일'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 상층부의 재판개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법원은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거나 재판 개입과 무관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당시 국가보안법 사건 담당 재판부에 전화를 걸어 '선고 연기'를 요청했으며 일부 판사에게는 별도의 이메일까지 보냈다는 의혹이 8일 제기됐다. 문제의 재판부는 형사1단독으로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이트에 북한 관련 게시물을 올려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교사들에 대한 사건을 심리 중이었다. 신 대법관은 대법관 제청을 눈앞에 둔 지난해 말 담당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선고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담당 판사는 그러나 지난 1월 "보안법의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 해석하거나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오석준 대법원 공보관은 "문제의 사건에 대해 선고연기를 요청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신 대법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정정보도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신 대법관이 문제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절차적인 문제에 관한 것이어서 내용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지법에서도 지난해 사건배당 문제로 마찰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부산지법 수석부장이던 B판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기내 난동' 사건을 임의로 재배당하자 처음 배당받은 A판사가 문제를 제기했다. 박 회장은 2007년 12월 술에 취해 항공기에서 소란을 피우다 비행기 출발을 지연시킨 혐의로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사건을 배당받은 A판사는 2008년 4월 "약식기소할만큼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넘겼다. 정식 재판에 회부된 이 사건을 컴퓨터로 자동배당하자 다시 A판사에게 돌아갔다. 그러자 당시 B 수석부장은 "약식 사건을 심리한 판사가 정식 재판까지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재배당을 지시했다. 오 공보관은 "B부장판사는 정식재판에 회부한 판사가 심리를 맡으면 선입견을 갖고 재판할 수 있다고 보고 재배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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