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KEDI) 김흥주 교육행정연구실장은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9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관련 공청회에서 추첨 방식을 포함한 3가지 학생 선발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정부안은 학교장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으로 입학 정원의 5배수를 선발하고 면접 등으로 다시 3배수를 걸러낸 뒤 추첨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 방안이었다. 김 실장은 이를 포함해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지원자를 거른 뒤 추첨하는 방안과 사전 선발 절차 없이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첨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KEDI가 지난달 서울 지역 일반계 사립고 129곳의 학교법인 이사장과 이사, 교장과 교감, 교사 등 136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2.6%(568명)가 정부안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사장·이사 중에서 정부안을 선호한 이들은 28.2%에 그친 반면 46.2%가 선발 방식을 특정하지 않은 ‘기타’를 선택했다.
학교 운영과 관련해 김 실장은 기존 자립형 사립고처럼 교원 자격증이 없더라도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을 학교장으로 초빙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이사장·이사를 필두로 한 찬성(53.7%)과 교장·교감을 중심으로 한 반대(43.8%)가 팽팽히 맞섰다.
김 실장은 이어 자율고의 학생 납입금을 공립고의 3배 안에서 학교가 정하도록 하고, 재단이 학교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내는 법인전입금은 정부안대로 납입금의 5% 이상을 기준으로 하되 사학의 재정 여건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KEDI는 공청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작성한 최종보고서를 오는 5월말쯤 시교육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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