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은 부녀자 살해 혐의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장모 집 방화 혐의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뜨거운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다툼이 있는 방화 부분에 대해서 쟁점을 9가지로 정리해 다음 재판에서 파워포인트로 프리젠테이션하겠다”라고 의욕적인 자세를 보였고 재판부도 이를 인정했다.
강호순 변호인은 “방화와 보험 사기에 대한 공소 사실은 너무 복잡해서 검토가 좀 더 필요하다”며 “증거 보류한 부분은 열람 후에 견해를 밝히겠다”고 쉽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방화 관련 쟁점에 대해 시비를 가리겠다며 신청한 증인이 모두 29명에 이르고 있어 치열한 심문을 예고했다.
변호인은 특히 “피해자의 가족과 친지뿐 아니라 강호순의 친형과 두 아들 등 가족들도 고통받고 있다”라며 “아들에 대한 증언은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이 절차를 논의하며 아들과 형 등 가족에 대해 언급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강호순은 고개를 숙인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오후 2시 고개를 숙인 채 법정에 들어선 강호순은 1차 공판과 마찬가지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몸을 웅크린 자세로 의자에 앉아 시선을 아래쪽에 고정한 채 간간이 눈동자만 돌려 검사석을 쳐다봤다.
공판에서 검찰이 강호순의 부녀자 7명 살해 공소 내용에 대한 보강증거를 읽었고 강호순 담당 변호인은 “살인에 관련된 증거는 모두 동의하겠습니다”라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인정했다.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호순은 조사에 아주 협조적이다”며 “강호순은 ‘방화와 관련해 오해받는 것이 억울하다’며 ‘장모님 안죽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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