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최근 발생한 영국 북아일랜드 유혈사태가 가톨릭계 아일랜드공화군(IRA)의 분파인 과격단체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북아일랜드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이들 과격단체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및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위해 무장 투쟁을 계속하겠다며 IRA에서 분리해 나온 강경 분파다. 이에 따라 북아일랜드에는 30년간 3700여명의 희생자를 냈던 개신교·가톨릭교도 사이의 분쟁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정치인들은 “유혈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선 안된다”며 평화정착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찰관 피격은 IRA 소행=지난 9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인근에서 발생한 경찰관 피격사건과 관련, ‘연속 아일랜드 공화군’이라는 IRA의 한 조직이 “이번 저격 사건은 우리 전사들이 수행했다”며 “영국이 아일랜드에 대한 간섭을 지속하는 한 공격은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일 영국군 병사 2명이 총격을 받아 숨진 사건의 배후인 ‘진정한 IRA(RIRA)’ 역시 IRA의 분파 조직이다. 이들 분파는 북아일랜드의 평화 정착에 반대해 온 공화주의자들의 준 군사 조직 가운데 하나로 민간인과 군인들에 대한 폭탄 및 총기 공격을 자행해왔다고 BBC는 전했다.
◇‘굿 프라이데이’ 세대의 두려움=잇따른 총격사건으로 북아일랜드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관 피격사건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쓰레기통이 불타는 등 소요사태가 발생했고, 경찰은 이 지역에서의 운전을 가능한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소수의 가톨릭계 원주민과 영국계 개신교 이주민들 사이에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다가 1998년 ‘굿 프라이데이’ 협정 이후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일으킨 IRA 두 분파는 IRA가 공식적으로 무장해제를 선언한 뒤에도 평화정착 노력에 반대해왔다. 이들 강경조직은 원주민 사회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테러 행위가 연속적인 보복 폭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평화정착 노력하는 정치권=영국과 아일랜드 정치권은 북아일랜드가 유혈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선 안된다며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브라이언 코웬 아일랜드 총리는 10일 “시민과 민주적 대표자들은 폭력에 반대하며, 우리를 과거로 끌고 들어가려는 악의 무리를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도 “옛날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 아일랜드 자치정부 피터 로빈슨 총리는 “테러 세력은 아일랜드의 반역자로 아일랜드인의 정치적 바람과 희망 기대를 모두 저버렸다”며 “이들은 어느 누구의 지지를 받을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평화를 촉구하는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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