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9세 소년 성폭행범 생식기 거세 논란

체코,9세 소년 성폭행범 생식기 거세 논란

기사승인 2009-03-12 16:26:14

[쿠키 지구촌] 성범죄자의 생식능력은 보호받아야 하는가.

지난달 9세 소년의 살해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체코에서 성범죄자의 거세 치료 논란이 불붙고 있다. 성범죄로 4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43세 안토닌 노박은 통원 치료 중이던 지난달 9세 소년을 강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체코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성범죄자에게 수술을 통한 생물학적 거세를 허용하는 나라. 지난 10년간 94명의 성범죄자가 거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국가 기관이 개인의 생식기능까지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를 둘러싼 인권 침해 논란으로 집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노박 사건이 일어나자 거세 치료 찬성론자들은 “노박에게 시술이 이뤄졌더라면 소년의 목숨은 보호받았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성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 각국도 거세 정책 도입에 소매를 걷어부치고 있다. 친딸과의 사이에 두 아이를 낳은 45세 남성 사건으로 공황상태에 빠진 폴란드와 유죄 판결을 받은 소아성애자의 어린이 살해사건으로 떠들썩한 스페인은 최근 호르몬 주사로 성욕을 조절하는 화학적 거세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루이지애나주가 텍사스, 캘리포니아주 등에 이어 화학적 거세 명령권을 법제화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지난달 유럽의회 산하 고문방지위원회가 체코 정부에 거세 정책 중지를 권고하며 제동을 걸었다. 성범죄자의 생식능력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거세 조치 후 재범 사례가 있고, 지체 장애인 및 단순 노출증 환자 같은 경미한 성범죄자들까지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코 프라하 정신병원의 마틴 홀리 박사는 이 치료를 받은 사람 중 재범을 저지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에 노박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하이네크 블라스코는 “생물학적이든 화학적이든 거세가 답이 아니다”며 “성범죄자는 감옥에 가둬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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