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반군,대통령궁 무력 장악

마다가스카르 반군,대통령궁 무력 장악

기사승인 2009-03-18 0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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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반정부 세력이 대통령궁을 무력 장악한 가운데 피신해있던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이 17일 군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사임했다.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의 대변인 안드리 라리자오나는 이날 "대통령이 군부에 정권을 이양했다"며 당분간 히폴리테 라마로손 해군 대장이 권력을 이양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따라 군부의 지지를 받는 야권 지도자 안드리 라조에리나 전 안타나나리보 시장이 실질적으로 과도정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16일에는 라조에리나 전 시장을 지지하는 군부가 병력을 동원해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이 평소 집무하던 대통령궁을 접수했다. 군인들은 탱크 2대를 앞세워 대통령궁 정문을 돌파했으며, 곧바로 대규모 폭발과 함께 총성이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17일에는 라조에리나 전 시장이 대통령궁에 입성해 내각 해체를 선언했다.

이 대통령궁은 이미 라조에리나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곳. 군인들이 다시 장악한 것은 실질적으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 위한 무력 시위인 셈이다. 당시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은 도심에서 10㎞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대통령궁으로 피신,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라발로마나나는 2002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한 지 7년여만에 라조에리나와의 권력 다툼에서 패해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DJ 출신인 라노에리나는 2007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34세의 젊은 나이로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가 운영하는 TV 방송국이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의 정적인 디디에르 라트시라카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방영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폐쇄 명령을 내리자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은 라조에리나는 지난 1월말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마다가스카르='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로 유명한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희귀 동식물의 천국이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현재 한국 교민 147명과 경남기업, 대우로지스틱스, 두산메카텍 등의 주재원 11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10월 총 130만ha 규모의 이곳 농지를 확보해 옥수수와 팜오일 재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교민과 기업들은 최근 정치불안으로 자칫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나라를 담당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현재 교민과 주재원의 연락처를 파악해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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