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가정법원이 18일 단재 신채호 선생에게 호적(가족관계등록부) 작성을 허용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호적 등록을 거부한 신채호 선생과 독립운동가 61명에게 드디어 호적이 생긴 것이다.

신채호 선생 등은 1912년 일제가 식민통치를 위해 호적제를 도입하자 일본 호적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며 등록을 거부했다. 광복 후 정부가 호적에 등재된 사람들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면서 이들은 사실상 호적없는 ‘무적자’가 됐다. 호적제가 가족관계등록부로 바뀐 후에도 여전히 미등록 상태로 남아있었다.

지난달 6일부터 독립운동가가 호적없이 사망한 경우에도 등록부를 창설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국가보훈처는 지난 5일 법원에 이들의 가족관계 등록창설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신채호 선생의 등록기준지는 서울 공평동 56번지로 결정하고 등록부가 작성되도록 대상자의 등록기준지 시(구)·읍·면장에게 허가 등본을 송부했다. 법원 관계자는 “일제시대에 저항 정신의 표상으로 호적 등재를 거부한 독립유공자에게 늦게나마 등록부 창설을 허가함으로써 그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기리는 계기가 됐다”며 “직계비속이 자손임을 인정해달라는 인지청구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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