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이제 국가의 수자원 정책은 댐과 정수시설 확충, 대규모 하천 정비 등 하드웨어 중심이 아니라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분하는 소프트웨어 위주로 추진해야 합니다.”
민간연구소인 국토환경연구소의 최동진(47) 소장은 세계 물의 날(3월22일)을 앞두고 지난 19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수자원정책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수자원 정책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이다. 2000년부터 3년 간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수자원정책 관련 연구를 담당했고, 2004년 국토환경연구소를 설립해 물과 관련된 정책 이슈들을 꾸준히 연구해 오고 있다. 2005년에는
우리나라 물관리 정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수립 과정에도 국책기관 연구원이나 교수를 제외한 민간전문가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그는 현재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환경부 민관환경정책협의회 회원, 환경정의 생명의 물 센터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 소장은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주장을 앞세워 물을 가둘 댐을 더 짓거나, 큰 하천을 대대적으로 준설하고 주변지역을 정비해야 한다는 공급위주 논리에 고개를 내저었다.
“인구를 감안하면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제한돼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그동안 집중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수자원 개발로 평상시 물 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됐습니다. 이제는 공급위주 정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는 가뭄이 장기화돼 물 부족 사태를 겪는 지역들이 일부 있지만 예외적인 상황을 근거로 대규모 시설 확충에 나서는 것은 낭비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설을 확충한다고 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가뭄에 대비해 수자원을 미리미리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분하는 게 물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최 소장은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가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은 4대 강 본류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들”이라며 “4대강 살리기는 가뭄지역 해소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수질 개선 논리에 대해서도 “일부 지역이 오염돼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며 “수질을 개선하려면 준설보다는 오염원이 강으로 유입되는 걸 차단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물 문제의 핵심은 절대량 부족이 아니라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국토해양부, 농수산식품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쪼개져 있는 물 관련 업무와 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해 수자원을 유역별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사진=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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