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시중은행들이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에 신규 영업점을 개설하기 위해 천억대의 대가성 기금을 뿌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5일 '공적자금지원 금융기관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서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곳이 대학과 대학병원에 신규로 영업점을 개설하거나 지자체 금고 유치를 위해 2005∼2008년 1575억원의 발전기금과 출연금을 대학에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우리은행은 2010년까지 서울시 유관기관에 1300억원을 출연키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은 서울시 시금고 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 2006∼2010년 서울시 5개 출연·산하기관에 130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고, 2008년 10월까지 900억원을 출연금 명목으로 제공했다. 4곳 중 한 은행은 해당 기간 9개 대학과 대학의료원 등 11개 법인에 영업점을 개설하고 그 대가로 대학발전기금 또는 병원발전기금 명목으로 255억원을 냈다. 이 은행은 이미 입점하고 있는 13개 대학과 15개 법인에 지점을 유지하는 대가로 238억원의 대학발전기금과 병원발전기금을 제공했다. 다른 한 은행은 주거래은행을 자기 은행으로 변경하는 것을 조건으로 기금을 요구하자 50억원의 발전기금을 냈다.
또 다른 은행도 같은 기간 영업점 개설과 유지 등의 명목으로 529억원의 대학발전기금과 병원발전기금을 제공했고 남은 한 은행도 같은 목적으로 각각 439억원, 44억원을 대학과 병원에 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안정적 여신 확보가 가능한 대학 등에 지점을 개설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대학에 거액의 발전기금을 내고 개설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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