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탤런트 장자연(29)씨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6일 장씨가 지난해 가을 소속 회사 대표의 부름을 받고 룸살롱에서 술 시중을 들었으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접대 상대인 인터넷 매체 대표와 '2차'를 나갔다는 동료 배우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장씨와 친분이 있었던 여배우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술접대 등 문건 내용의 진위와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 장씨와 이 여배우가 동석한 술접대 자리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 매체 대표를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30)씨가 "문건 초안을 여러 장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워 다시 작성했고, 실명 거론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면 이름을 지우고 복사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본 4장을 만들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유씨는 문건 작성 경위와 관련, "장씨가 고민을 털어놓으며 법적으로 (소속사 전 대표 김성훈씨를) 처벌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씨는 "장씨의 진술을 토대로 문건 4장을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초안 7∼8장과 초안의 복사본 몇 장을 따로 만들었다가 불에 태우거나 찢어 쓰레기봉투에 버렸는데, 이것을 KBS가 입수해 보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 문건을 장씨가 숨진 다음 날인 8일 언론사 2곳에 보여줬고, 12일 유족과 함께 소각한 것 이외에 문건의 초안과 초안의 복사본 등을 따로 갖고 있다가 쓰레기봉투에 버린 사실은 시인했다.
유씨는 장씨의 진술로 만든 문건 4장과 장씨로부터 건네받은 편지 형식의 문건 3장 등 원본 7장과 복사본 7장을 더해 모두 14장을 보관해 오다 유족이 보는 앞에서 소각했음을 시인했다.
경찰은 또 장씨가 로드매니저 등과 통화한 6건의 녹음 내용을 분석한 결과 '김성훈씨와의 갈등 때문에 내가 연예계에서 매장될 수도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 등 소속사 전 대표 김씨와의 갈등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
일본에 체류 중인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유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성남=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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