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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한다며 차량 번호판을 가려주는 모텔의 서비스는 불법이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필곤)는 31일 서울 역삼동 한 모텔 주차장에서 손님 차량 번호판을 가리다 경찰의 불시 단속에 걸린 이모(33)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번호판을 가려주는 모텔의 영업 관행은 바뀔 수 밖에 없다.

모텔 종업원 이씨는 지난해 10월 주차장 안에 세워진 차량 2대의 번호판을 직사각형 모양의 판으로 가리다 적발됐다. 이씨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뒤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자동차관리법 10조는 '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1심 재판부는 "자동차관리법은 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처벌조항도 이런 입법 취지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며 "자동차 관리 및 안전 확보에 장애가 없는 장소에서 벌어진 행위까지 처벌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었다.

그러자 검찰은 "숙박업소는 범죄자가 은닉처로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신분을 감추기 위해 번호판을 가려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큰 만큼 모텔도 자동차의 효율적 관리를 저해할 수 있는 장소"라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동차관리법의 처벌 근거조항은 일종의 행정형벌로 일반적 위험성이 있는 행위는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검찰의 항소이유를 인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