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맞아 미국에선 500여명의 수행원이 동원되는 등 철통 경호에 들어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의 경찰도 테러 위협에 대비,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1일(현지시간) “경찰이 폭탄과 총·칼 등을 가지고 있던 테러리스트들의 계획을 감지해 5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7일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체코 터키 방문에 나서는 오바마의 경호팀과 영국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오바마 철통 경호=오바마는 31일 미국 대통령이 늘 사용하던 런던 히드로공항에 도착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몇 년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히드로에 도착했을 때는 악몽 같았다. 다른 비행기들은 무더기로 결항됐고 대통령은 테러 위협에 노출됐다”며 “오바마는 보안상 이유로 런던 근교의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은 체육관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은 물론 핵폭발이 일어나도 끄덕 없다. 핵폭발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부터 통신 장비를 보호하기 위한 전자방어기기 등도 마련돼 있다. 공항에 내리면 전용 헬리콥터 ‘머린 원’으로 갈아타게 된다. 머린 원에는 조명탄과 미사일 추적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또 머린 원은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여러 대의 호위 헬리콥터와 무리지어 다닌다.
오바마는 런던 시내에 도착하면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을 이용한다. ‘달리는 패닉 룸’으로 묘사되는 방탄차에는 총·최루탄 등 무기류를 비롯,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오바마의 혈액형(AB)과 같은 혈액이 비치돼 있다. 외과의사와 간호사도 동행한다. 오바마의 개인비서인 레지 러브는 블랙베리 휴대전화와 재킷, (폭탄이 터지지 않는) ‘안전한 농구공’을 챙겨줄 예정이다. 오바마가 머물 ‘윈필드 하우스’는 미국 대사관 소속 건물로 4.57m 높이의 철문으로 무장돼 있다.
◇비상 걸린 영국 경찰=세계 주요국의 정상을 맞는 영국은 최고 단계의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최루탄·소총 등으로 무장한 5000명의 경찰과 수천명의 임시 요원이 런던 거리 곳곳에 배치됐다. 경찰은 실제 테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원은 반(反)자본주의자들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정장을 입지 말라고 경고했다.
2005년 7월 G8 회담 때는 자살폭탄테러로 5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상회의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모인 수만명의 시위도 예고돼 있다. 재키 스미스 영국 내무장관은 “아직 구체적 테러계획이 입수되진 않았지만 테러리스트들은 언제 어느 때나 경고 없이 도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31일 실제로 5명의 테러리스트가 체포되자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테러리스트가 풀마우스와 데본 지역에서 체포됐으며 이슬람 과격주의자와 관련돼 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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