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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고 장자연(29)씨 유족으로부터 강요 등 혐의로 피소된 연예기획사 전 대표 김성훈(40)씨가 2006년에도 소속 연예인에게 술접대 등을 강요하다 소송을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장씨와 유사한 사례로 소송이 청구됐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술접대와 성상납 등의 강요는 없었다"던 김씨의 주장은 더욱 신뢰성을 잃게 됐다.

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김씨가 운영하는 S엔터테인먼트(현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던 박모(당시 23세)씨는 2006년 9월 김씨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및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그해 11월 법원 조정을 통해 박씨가 500만원을 김씨에게 주고 전속계약을 해지키로 합의하며 마무리됐다. 합의조건은 상호간 일체의 민·형사상 고소·고발 등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연예기획사가 전속계약을 맺은 신인 연기자에게 상당한 투자를 한 점을 감안한 합의로 해석된다.

박씨가 소송 과정에서 제기한 주장은 장씨가 작성한 '성상납 의혹 문건'과 내용이 비슷하다. 조정 조서에 따르면 박씨측은 "김씨가 1주일에 네 번 정도 저녁 술자리에 소속 연기자들을 불러 술을 따르고 춤을 추게 했다"며 "또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못 보게 하자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의 회사 1층 와인바에서 술을 따르고 손님을 접대할 것을 강요받았다고도 진술했다. 박씨는 김씨가 전속계약 체결 후 전속계약금을 1년 넘게 지급하지 않았고 화보 촬영 등에 대한 모델료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김 전 대표의 이 같은 소송 전력이 법정에서 유력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장씨 외의 추가 피해자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이날 장씨 문건과 관련해 술자리에서 부적절 행위 및 강요 등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모 인터넷 매체 대표 등 10명 이외에 다른 인물의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대상자가 10명이지만 진행 상황에 따라 더 늘 수도 있다"며 "우선 장씨와 동석한 사람들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소속사 전 대표 김씨의 개인 신용카드와 법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압수, 술접대 장소와 일시 등을 일부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 전 매니저 유장호(30)씨를 재소환, 문건 작성과 언론보도 경위 등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일본에 체류 중인 김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 대해 김씨의 국내 주소지로 10일까지 반납하도록 1차 여권반납명령서를 보냈다. 강제로 여권을 무효화하기까지는 50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경찰은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성남=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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