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발사 강행… 한·미 “궤도진입 실패” 규정

北로켓 발사 강행… 한·미 “궤도진입 실패” 규정

기사승인 2009-04-05 22:05:01


[쿠키 정치]
북한이 5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그러나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한 듯하지만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로켓 발사는 궤도 진입 실패 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정세와 세계 안보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와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고 있는 '미사일 지침' 변경 등 방어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11시30분15초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사진)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브리핑을 갖고 "현재로서는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긴급 소집된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 "지금까지는 1∼3단계 탄체가 모두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고위당국자도 "로켓의 2단계와 3단계 부분이 한꺼번에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미국측이 평가했다"며 "2단계와 3단계가 분리됐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와 미군 북부사령부(USNC)도 "미사일의 1단계 추진체는 동해로 떨어졌으나 그 이후 단계에서는 탑재물들이 태평양에 떨어졌다"며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로켓 맨 아랫부분인 1단계 로켓이 7분 뒤 일본 아키타현 서쪽 280㎞ 지점 동해상에 떨어졌고 2단계 엔진은 13분가량 뒤 일본에서 동쪽으로 1270㎞ 떨어진 태평양상에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로켓 발사 후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국가우주개발 전망 계획에 따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 행위로 규정짓고, 즉각적인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유 장관은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외교 당국은 로켓 발사 후 미국 일본 중국 외교장관 등과 전화 협의를 갖고 국제사회의 대응 방법 등을 논의했다. 유 장관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PSI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라며 "PSI 전면 참가를 적극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안의근 기자
yskim@kmib.co.kr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란

미국 주도로 2003년 시작된 PSI는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자국 영해에서 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협력체제다. 북한 이란 시리아 등을 겨냥한 것으로, 94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미국의 요청으로 PSI의 8개항 중 참가국간 역내외 훈련에 참관단 파견, 브리핑 청취 등 옵서버 자격으로만 참가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영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