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슬람국가인 터키를 방문했다. 미 대통령이 터키를 방문한 것은 1999년 빌 클린턴 이후 10년 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이 상호이익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중동문제) 대응을 추구하고 있음을 이슬람 국민과 지도자들에게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이란의 지도자들은 핵무기 만드는 것을 시도할 것인지, 국민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지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야욕을 버린다면 중동지역 평화가 진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과 이슬람권이 긴장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가능한 분명하게 얘기하겠다. 미국은 이슬람과 전쟁중에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귈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등과 만나 자신의 아프가니스탄 전략 수정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순차적 철수 계획을 설명했다. 또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이 이란 및 아프간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터키 정부가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는 터키의 EU 가입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오바마는 5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미국-EU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은 불의 편협 폭력 등에 대한 대처에서 이슬람을 우리의 친구·이웃·협력자로서 접근해야 한다"며 터키의 EU 가입 지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바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반발을 불러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TF1 TV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가입 승인 문제는 EU 회원국들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나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터키는 2005년부터 EU 가입 협상을 시작했으나 인권문제, 개혁 추진 부족, 키프로스와의 영토 분쟁 등으로 인해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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