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할 때 눈돌아가고,삐딱하게 바라보는 아이… 간헐성 외사시 의심

멍할 때 눈돌아가고,삐딱하게 바라보는 아이… 간헐성 외사시 의심

기사승인 2009-04-09 17: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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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생활] 속칭 ‘사팔뜨기’로 불리는 사시(斜視)는 전체 소아 인구의 4%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정상적인 두 눈은 뇌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한 쌍으로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추지만, 사시가 있으면 두 눈의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두 눈으로 각각 다른 물체를 바라보게 되고,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하기도 어려워진다. 눈동자가 코 쪽으로 몰리는 내(內)사시와 귀 쪽으로 돌아가는 외(外)사시가 대표적이다.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는 외사시 증상이 주로 많다.

누네안과병원 사시센터(장봉린 원장)가 최근 1년간 안과에서 사시 진단을 받은 10세 미만
271명의 어린이를 조사한 결과, 눈동자가 귀쪽으로 돌아가는 외사시가 176명(65%)로 가장 많았으며 내사시 79명(29%), 수직 사시 8명(3%), 상사근 마비 8명(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사시 증상이 가끔씩만 나타나는 ‘간헐성 외사시’가 전체의 절반 이상(56%)을 차지했다. 간헐성 외사시 소아 환자 3명 중 1명(53명)은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았다.

이 병원 사시센터 장봉린 원장은 “간헐성 외사시의 경우 증상이 가끔씩만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들이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며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눈동자가 돌아간 상태로 고정되기도 하며, 한쪽 눈의 시기능이 떨어지는 약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사시 중 간헐성 외사시의 발병률이 높다. 이러한 간헐성 외사시는 말 그대로 사시의 증세가 간헐적으로 나타나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에는 눈이 돌아간 정도가 미미하고 지속시간이 짧기 때문에 자칫 발견하지 못할뿐더러, 발견했다 하더라도 별 일 아닌 셈 치고 넘어가기 쉽다.

◆멍할 때 눈 돌아가고, 삐딱하게 바라보면 의심해봐야=아이가 평소에는 괜찮더라도 피곤할 때, 울거나 웃을 때, 멍한 상태로 먼 곳을 바라볼 때에만 이따금씩 눈이 귀 쪽으로 돌아간다면 간헐성 외사시일 확률이 높다. 또 TV를 볼 때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보거나 외출 시에 눈부셔하며 한 쪽 눈을 찡그려도 간헐성 외사시를 의심해봐야 한다. 따라서 부모라면 아이의 눈 움직임과 행동에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은 없는지 습관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개념이 뚜렷하지 않아 의사표현을 잘하지 못하며, 큰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는 이상 그냥 넘어가기 때문이다.

행동 관찰만으로 부족하다면 집에서 손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 방법도 있다. 아이의 한쪽 눈을 손바닥으로 약간의 간격을 두고 가린 뒤 관찰해 본다. 정면을 바라볼 때는 바로 보다가 한쪽 눈을 가렸을 때 가려진 눈이 귀 쪽(바깥쪽)으로 돌아간다면 간헐성 외사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 가린 손을 치우게 되면 아이의 눈동자가 다시 정면으로 돌아온다.

또 작은 손전등으로 팔꿈치 정도의 거리를 둔 위치에서 아이의 미간 한가운데를 비추고 아이가 정면의 불빛을 보게 한 다음, 불빛의 상이 양쪽 눈동자 모두 한가운데에 맺히는지 확인해본다. 이때 만일 어느 한쪽의 상이라도 눈동자 안쪽에 맺히면 외사시, 반대로 눈동자 바깥쪽에 맺히면 내사시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사시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으므로 의심이 된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안경 착용이 우선, 수술은 증상에 따라 판단=간헐성 외사시는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을 먼저 쓴다. 한쪽 눈의 시력이 나빠서 발생한 외사시인 경우 정확한 도수의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우선이다. 혹시 약시가 있을 경우 잘 보이는 눈을 아이패치로 가려주는 가림치료(차폐법)를 시행하면 눈의 시력을 향상시키고 사시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수술적인 방법만으로 외사시를 치료하기 힘들 때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는 눈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인 외안근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켜 안구의 위치를 정확하게 바로잡는 방법이다. 눈이 귀 쪽으로 돌아가 있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의 50% 이상이거나 외사시가 나타나는 시간이 늘어날 경우, 사시각이 심해 외관상 안 좋은 경우에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시기가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재발 가능성 및 아이의 눈 상태에 따라 결정한다. 사시 수술은 반드시 풍부한 경험의 안과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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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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