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도 지진속에서도 부활절 행사 이어져

전쟁터에서도 지진속에서도 부활절 행사 이어져

기사승인 2009-04-13 17:53:02

[쿠키 지구촌] 오랜 박해와 내전에 시달려온 이라크에서 공개 예배가 열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도라 기독교인 마을이 3년 만에 첫 공개 부활절 예배를 가졌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13일 보도했다.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기 전까지 오랜 박해를 받아 온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12일 폭력 사태로 총탄 흔적이 생생한 성 베드로&바울 교회에 모였다. 와르두니 목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집에서 TV를 보며 예배를 드렸지만 오늘은 이렇게 교회에 모였다”며 “이런 모험은 우리의 믿음을 재확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도라 마을은 이라크 기독교인의 약 3%가 모여 사는 곳이다.

무려 294명의 사망자를 낸 이탈리아 지진의 생존자들도 무너진 잔해 사이에 텐트를 치고 임시 교회를 만들어 부활절을 기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한 생존자는 “우리에게는 물질적 도움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너무 초라한 부활절이지만 다음에는 다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대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생존자들에게 미래를 향한 희망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맞은 편에 있는 성 요한 교회를 찾아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취임 후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DC에 있는 교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보좌진들은 대통령이 이 교회에 등록한 것은 아니며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 다니게 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매년 백악관에서 열리는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는 유명 팝 가수 퍼기와 자메이카 출신 레게 가수 지기 말리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해 더욱 흥을 돋우었다.

이스라엘에는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모인 가운데 기념행사가 열렸고, 또 다른 분쟁의 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기독교인들이 부활의 의미를 되새겼다. 스웨덴의 한 교회는 부활절을 맞아 실물 크기의 ‘레고 예수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높이 1m72㎝인 이 조각상은 약 3만개의 레고로 만들어졌으며, 작업에만 1년6개월이 걸렸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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