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식 위원장은 최근 ‘박창식 회장의 창원상의 30년-태양에 바래고 월광에 물들고’란 제목의 회고록을 발간, 일부 상공위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배포했다.
그런데 이 책 ‘아, 경남은행이여..’ 장(章)에는 그가 인수추진위원장으로서 청와대를 방문, ‘경남출신 비서관’ 소개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접촉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추진위가 공식적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2007년 1월 16일과 같은 해 3월20일과 23일 사이 등 두 차례로 박 위원장은 “청와대 경남출신 모 비서관을 찾아가 사정을 했더니 변 실장을 소개해줬다. 책임있는 분을 만나서 반가웠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며 “그대로 돌아갈 수 없어서 다시 비서관에게 부탁해 권 부총리를 만나 설명을 했으나 변 실장과 비슷한 논리를 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변 실장은 “은행을 대형화하지 않으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박 위원장 일행을 오히려 설득하려 했다고 기술돼 있다. 또 권 전 부총리는 “정부로서는 아직 어떤 계획도 세운 바가 없다”며 “세계적인 추세가 대형화인데 경남을 시장으로 해서 생존이 가능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 전 실장은 “당시 은행 인수추진위로부터 건의서는 받았지만 관계자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직접 접촉 사실은 부인했다. 추진위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외에도 예금보험공사, 금감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을 방문했으며 갈 때마다 해당 기관장과의 만남이 너무 수월해 외부에서 사전 조율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방문에는 경남지역상의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던 박 위원장과 울산상의, 광주·전남상의 간부 등이 동행했다. 광주·전남지역 상공인들도 당시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경남은행과 비슷한 위치인 광주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경남.울산 상공인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한편 검찰은 박연차 회장의 경남은행 인수 로비 의혹과 관련해 박 위원장을
15일 오후 불러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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