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희귀한 독립큐레이터 이원일

국제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희귀한 독립큐레이터 이원일

기사승인 2009-04-29 16:50:01

[쿠키 문화] 우리 현대미술 작가 10명이 다음달 14일부터 7월26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제4회 프라하 비엔날레’에 참여한다. 해외에서 독립 큐레이터로 활약하면서 이번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로 선임된 이원일(48)씨가 이들 참여 작가를 선정했다.

이 큐레이터는 29일 “국가별 공동 큐레이터 운영제도를 도입한 프라하 비엔날레의 한국 섹션을 맡아 최근 작가 선정 작업을 마쳤다”며 “10명의 작품, 총 20점을 현지에서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 작가는 모노크롬 회화계의 중심축인 하종현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현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연출된 사진 작품을 만드는 정연두, 종이 바탕에 향불로 무수히 구멍을 내 점묘적 기법의 대형 초상화를 만드는 이길우,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최연소 작가로 참여한 문성식 등이다.

프라하 비엔날레는 세계적인 미술 전문지인 이탈리아의 ‘플래시 아트’가 주관해온 국제미술대전으로, 올해는 ‘회화의 확장’이라는 대주제 하에 작가 400여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한국 섹션의 소주제는 ‘차원의 전환-한국의 새로운 평면미술’이다. 그 취지에 대해 이 큐레이터는 “미디어 아트나 설치 미술이 강세를 띠면서 2차원 평면 회화의 죽음이 얘기되곤 한다”며 “회화의 방법론을 확장시켜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와 뉴욕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3년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을 거쳐 2006년 제4회 미디어시티 서울 총감독, 제6회 상하이 비엔날레 전시공동감독, 2008년 제3회 스페인 세비야 비엔날레 공동감독 등을 지냈다. 지난해 11월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금융사 BSI의 문화재단 큐레이터로 선임됐다. 이 큐레이터는 국제 미술계에서 거의 독자적으로 영역을 개척해 한국 작가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한 해 절반 이상을 해외에 체류하며 배타적인 서구 중심의 미술계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독립 큐레이터다.

그는 “미술 작가도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궤도 위에 올라가면 여기저기서 계속 러브 콜을 받는다. 세계 시장에 일단 진입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해외에서 거점을 확보해가는 치열한 싸움을 하려면 우리 작가들이 정말 긴장하고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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