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 사령탑들과 선수들은 요즘 주말에 날씨가 좋기만을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금∼일요일 3일 가운데 하루라도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면 월요일로 순연되기 때문이다. 1일은 날씨가 좋아서 경기가 모두 제대로 열렸지만 2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에 감독과 선수들은 한결같이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히어로즈와 SK의 경우 지난달 24일 금요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27일 월요일 경기를 치렀고, 이후 1일 금요일까지 쉬지 않고 7연전을 치렀다. 2일 토요일 경기가 비 때문에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경기 직전 공식적으로 발표될 때까지는 훈련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쉰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 3일 일요일에 이어 4일 월요일 경기를 가진 뒤 5일부터 다시 6일 내내 경기를 해야 한다. 특히 SK는 4일 밤 인천에서 다음 날 경기가 열리는 부산으로 바로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그 피로감은 더욱 클 것임에 틀림없다.
이때문에 각 구단 감독들은 “지금 시즌 중이긴 하지만 월요일 경기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수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 프로야구의 특성상 이런 시스템은 선수들에게 너무 무리라는 것이다. 선수들 역시 “6연전을 하고 하루를 쉬는 리듬이 깨지면서 너무 피곤하다”면서 “특히 월요일 경기를 하고 바로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엔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컨디션이 엉망이 된다”고 호소했다.
월요일 경기는 올해 경기수를 팀당 126경기에서 133경기로 늘리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년 만에 도입했다. KBO는 주말 3연전 중 한 경기가 취소되면 바로 월요일에 경기를 하기 때문에 숙박비용과 이동거리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의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야구가 열려 팬과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 특히 게임이 늘어나 입장수입이 증대되는 등 수익증대 효과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들은 올 시즌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문에 페넌트레이스가 늦춰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월요일에
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9월 이후 다시 일정을 정하거나 차라리 더블헤더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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