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화현상 뚜렷해진 주가―환율 왜?

동조화현상 뚜렷해진 주가―환율 왜?

기사승인 2009-05-05 17:54:01
[쿠키 경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간에 음의 상관관계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상승)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락)하거나 반대로 원·달러 환율 상승(하락)시 주가가 하락(상승)하는 등 두 지표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6월∼2009년 3월 주가와 환율 등락간 동조화율이 71.7%, 상관계수가 -0.92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동조화율이란 총거래일 중 동일 거래일에 주가는 상승(하락)하고 환율은 하락(상승)한 날의 비중을 말한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음의 상관관계가 뚜렷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일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치로 떨어져 이같은 동조화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렇다면 동조화 현상이 왜 이렇게 뚜렷해진 것일까. 한은은 우선 국내 경기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특정 정보에 대한 주식 및 외환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금융불안이나 경기침체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돼 투자자의 민감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작은 뉴스충격에도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디레버리징(차입청산)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 사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이러한 정보가 주식시장 및 외환시장에서 공통적인 뉴스충격으로 작용하면서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을 동시에 확대시켰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2008년 하반기 이후 외국인의 주식매매 행태가 달라지면서 주가 및 환율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2008년 6월∼2009년 3월 중 외국인의 주식보유비중은 축소되었는데도 전체 거래에서 외국인 거래비중이 확대되고 주식매매회전율도 크게 상승한 점으로 볼때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과거에 비해 단기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그 결과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순매수)하면 주가는 하락(상승)하고 환율은 상승(하락)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는 것이다.

인과관계 분석에서도 주가와 환율간 움직임이 보다 밀접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주가변동이 환율변동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친 시기가 반대의 경우보다 많았으며 환율변동이 주가변동을 야기했던 시기는 1997년 전후와 2008년 이후 경기하락기 뿐이었다. 특히 2008년 이후 시기는 분석대상 전체기간(1996년 5월∼2009년 3월)중 유일하게 주가와 환율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같은 점을 종합해볼때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장에 예기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주가와 환율이 동시에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고 이는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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