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이 5일 서울 청량리역 앞에서 개최한 ‘실종아동 찾기 및 예방 캠페인’에서는 아이를 잃어버린 애타는 부모들의 절절한 하소연이 이어졌다.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찬 어린이날에도 아이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실종 아동 가족들에게 웃음은 사치였다.
1997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잃어버린 아들 김하늘(당시4세)군을 12년째 찾고 있는 어머니 정혜경(49)씨는 “아이가 없어진 이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지만 오늘 같은 날이면 그리움이 더하다”며 “내년 어린이날은 하늘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실종 어린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가족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행사에는 실종 아동 가족 및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은 “정부가 실종사건을 방치하고 있어 매년 아동 실종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자 아이 많이 낳으라고 돈까지 쥐어주지만 키워놓은 아이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데 낳으면 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한해 6만여건 이상 발생하는 실종사건 해결을 위한 실종자 찾기 종합센터 설치, 이명박 대통령의 실종자 가족 면담, 장애우·치매노인 일시보호소 설치, 민간조사관제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이어 실종아동 27명의 사진과 인상착의가 담긴 전단지를 배포했다.
2006년 6월 실종된 막내딸 윤희(당시 29세)씨를 3년째 기다리고 있는 이동세(71)씨는 ‘사랑하는 내 딸 윤희야, 너무 보고싶다. 살아서 꼭 한번 만나길 빈다’는 펼침막을 목에 건채 오후 늦게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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