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은 4박5일간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 순방을 마치고 14일 귀국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대한민국 주식회사 경제사절단장’으로서 에너지·자원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관계국 협력을 확대시켰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또 이 대통령이 올해 초 천명한 ‘신아시아 구상’을 위한 첫 걸음을 그동안 소원했던 중앙아시아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외교 역량 확대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중앙아시아 순방은 치밀한 자원외교의 큰 그림에 따라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시작해 마지막으로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원모양의 ‘환벨트 자원 외교’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우즈벡에서의 가장 큰 성과는 서페르가나 및 취나바드 지역을 포함한 5개 신규광구에 대한 추가 탐사사업 진행 등 총 16건의 양해각서 또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다. 든든한 석유 파이프라인을 새롭게 구축한 셈이다. 카자흐와는 양국간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행동계획(액션 플랜)을 채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말잔치가 아닌 구체적인 협력 로드맵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일찌감치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를 자원 개발의 4대 전략지역으로 설정했다”며 “정부는 지난해 4.2%에 그쳤던 석유와 가스 자주개발률을 2012년까지 1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2개국 정상과 굳건한 신뢰를 조성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지난 10일 ‘깜짝 공항 영접’을 시작으로 마지막 행사였던 12일 우즈벡 사마르칸트 방문까지 사실상 이 대통령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 대통령은 사우나 회동을 제안했다. 과거 동구권 실력자들만 체험했던 최고의 의전 행사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개인 사저 5곳 가운데 1곳으로 외국 정상으론 첫번째 손님이라고 한다.
신아시아 구상에 대한 중앙아시아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융위기 이후 재편될 세계질서 속에서 아시아의 역량강화를 위해 협력하자는 구상이 구체적인 성과로 다가온 셈이다. 이 대통령이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사마라칸트를 방문한 것이나 21세기 신실크로드 구축을 제안한 것도 신아시아 구상의 일환이다.
다만 이 대통령의 다양한 구상들이 성과를 거두려면 실천이 담보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단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