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난 중도론자…MB생각과 같은 부분 있다

황석영 “난 중도론자…MB생각과 같은 부분 있다

기사승인 2009-05-14 01:54:00

[쿠키 정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지식인인 소설가 황석영씨가 13일 진보 진영과 이명박 정부를 향해 동시에 가감없는 따가운 충고를 쏟아냈다. 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자리에서다.

황씨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자신을 2005년부터 중도론자였다고 규정했다. 황씨는 “지난 정권을 좌파 정권이라고 하는데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이는 것을 봤을 때 그게 어디 좌파 정권이라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한국의 진보정당이라는 민노당도 비정규직 문제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는 못 나가고 그저 노동조합 정도에서 멈춰 있다”며 “좌파는 리버럴해야 하는데, 과거의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황씨는 “미국이나 유럽 좌파가 많이 달라졌다”며 “(진보 진영도) 이제는 고전적 이론틀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현 정치 구도에 대해 “영호남 토착인 한나라당 민주당으로는 진보 보수를 따지기 어렵다”면서 “진보 보수를 할 단계까지 못갔으나 한나라당이 서울의 지지를 얻어서 전국정당의 기틀을 잡은 것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쇠고기 협상과 용산참사를 현 정부의 실책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현 정권은 출범 후 촛불시위 등으로 인해 자기정신을 정리해 나갈 기회가 없었다”며 “1년동안 정신이 없었던 것 같고 여러가지가 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번 순방 동행에 대해 (진보 진영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고 나이값을 하려고 왔다”고 했다.

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중도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며 “이번 수행에 동참한 것도 제 생각과 이 대통령의 생각이 같은 부분이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나는 동북아 지역의 상생카드이자 느슨한 남북 연방제로 가는 토대로 ‘몽골+2 코리아’구상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정부와) 접근이 이뤄졌고 이 대통령과 몇차례 뜻을 나눴다”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와 대선때 그 얘기를 했다며 지적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하더라”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몽골은 ‘우리 민족이 가장 많이 사는 데가 한반도다. 한글을 쓰고 한글사전도 만들겠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라며 “북한과 평화조약 및 상호 불가침조약을 맺으면 그 많은 병력들을 동몽골로 데리고 가 광활한 땅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씨는 이어 북한의 강경론에 대해 “미국과 단 둘이서 패키지로 타결하자는 것 같은데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본다”며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현 정부가 대단히 전향적으로 유보한 것은 참 지혜로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까지 대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정부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내년 상반기까지가 고비”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아스타나=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노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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