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이용훈 대법원장은 13일 촛불재판 개입 논란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일부 판사들이 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하며 집단 행동을 논의하는 등 파문은 오히려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부터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열리는 판사회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발표문을 내고 “신 대법관이 중앙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재판의 내용이나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데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법관의 재판상 독립이 보장되도록 법관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장이 대법관에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사법사상 처음이다. 이 대법원장은 그러나 경고 또는 주의 조치하라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 신 대법관을 징계위에 회부하지는 않았다.

신 대법관은 이후 법원 전산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거취에 대해선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신 대법관은 “법관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손상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후회와 자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일부 단독판사들은 이와 관련, 모임을 갖고 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하기 위한 행동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연판장(連判狀)을 작성해 전국 법원 판사들에게 돌리고 신 대법관이 용퇴하지 않을 경우 판사들이 집단 사표를 제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최종 결정은 판사회의 이후로 미뤘다.

중앙지법은 신 대법관 거취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단독판사회의 소집 요구 동의서에 전체 단독판사 116명 중 85명(73%)이 동의함에 따라 14일 오후 6시30분 본관 1층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갖기로 했다. 서울남부지법도 단독판사 33명 중 21명의 동의를 얻어 같은 날 오후 판사회의를 열 예정이며 서울북부지법과 부산지법 등 다른 법원에서도 판사회의 소집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한변협은 김평우 회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경위야 어떻든 명예와 신뢰가 생명인 법원의 위신과 권위에 크나큰 상처를 입혔다”면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함으로써 법원의 신뢰와 권위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법조인으로서 도리”라며 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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