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제2의 친박(親朴) 카드’에 청와대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출마를 결정한 황우여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 친박 성향의 최경환 의원을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는 박근혜 전 대표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에 이은 두번째 친박 끌어안기 시도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7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경선은 당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교과서적 답변만 반복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론을 강하게 옹호할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청와대의 의도된 침묵엔 이유가 있어 보인다. 먼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추대였지만 이번엔 경선이 치러진다. 이미 안상수-김성조 의원, 정의화-이종구 의원 조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섣부른 언급이 다른 후보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경선 개입 의혹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래서 반응을 자제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책위의장이라는 자리의 성격이다. 정책위의장이 중요한 자리이긴 하지만, 청와대가 호불호를 밝힐 필요까진 없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김무성 카드를 암묵적으로 밀었던 데 대한 반성이다.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수포로 돌아가며 청와대 정무라인까지도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잘못 나섰다가는 더 큰 수모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 진영에 대한 불만을 담은 의도된 침묵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 화합 차원으로 김무성 카드를 밀었는데도 매몰차게 거절한 박 전 대표를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야 여당의 경선을 지켜볼 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박 전 대표 역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대해서는 2차례나 작심 발언을 했던 것과 달리 최경환 의원의 정책위의장 출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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